몇년 전부터 길거리마다 아파트 분양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파격적인 가격 할인으로 모신다고 말입니다. 파격이란 단어의 뜻이 참 모호하지요. 누구 입장에서 파격이란 말인지 말입니다. 평당 1500 만원씩 분양하다가 평당 1400 만원에 분양할테니 사라는 뜻일겁니다. 참 파격적이네요.
현재도 진행형이지만 한국은 부동산 때문에 경제 자체가 안돌아 가고 있습니다. 왜 부동산 때문에 경제가 안돌아갈까요. 정확히는 부동산과 사교육 때문에 경제가 안돌아 갑니다. 여러 다른 부수적인 이유들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무슨 근거로 이딴 이야기를 풀어 놓느냐. 근거는 없어요. 근데 읽다보면 전혀 근거가 없다고는 못할 겁니다.
부동산, 특히 집에 대한 고평가로 인하여 전체 국민 대다수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그 혜택을 보는 이들도 있긴 하지만 극소수에 불가할테구요. 만일 혜택을 받는 사람이 고통을 받는 사람에 비해 많았다면 지금과 같은 한국경제가 아닐 겁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집과 전세, 월세에 고통을 받기 때문에 다른 여유를 부릴 수가 없습니다. 옛날에는 월급을 받아서 저축을 많이 했습니다. 저축을 해도 될만큼 물가도 안정적이었고 저축을 하여 일정 금액이 모이면 은행 대출을 일부 받아서 드디어 자기 집을 구입하거나 아파트 분양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점차 안정적인 가정생활이 이루어지면서 가족 구성원 전체가 풍족한 생활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대학을 졸업해도 마땅한 취직 자리가 없어서 아르바이트나 단기직 또는 파견직으로만 일거리를 얻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됩니다. 대학이 워낙 많다보니 대졸자들은 늘어만 가지만 그 대졸자들이 취업할 마땅한 자리는 항상 부족해집니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많아지면 조금이라도 튀어 보려고 해외 단기 유학도 다녀오고 토플, 토익 점수 올리기에 연연하게 됩니다. 또 그런 사람들이 워낙 많으니까 비슷한 스펙이라면 나이 어린 사람을 뽑게 됩니다.
사람들이 정규직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면서 한달 벌이로 간신히 버티는 정도면 다행인 세상이 되어 버렸고 저축은 꿈도 못꾸는 세상이 된 겁니다. 제대로 된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그 한정된 일자리마저 자기들만의 목구멍이 포도청처럼 무조건 자기 앞가림만 하면 끝입니다. 옛날처럼 시민운동이나 민주화 운동은 이젠 꿈도 못꿀겁니다. 자기 앞가림 하기도 벅찬 세상인데 무슨 세상을 구하겠다고 자기를 희생하겠습니까.
제대로 된 돈벌이가 안되는 세상이 되니 자연스래 결혼도 못하게 되거나 늦어지고 결혼이 늦어지다 보니 집에 대한 소유욕도 어쩔 수 없이 사라지게 됩니다. 전세로 살다가 저축을 하면서 목돈을 모아서 모자란 금액만 대출 받아서 집을 구매해야 하는데, 전세를 얻을 때부터 이미 대출을 하여 겨우겨우 전세를 얻어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언제 저축을 해서 집 장만을 하란 말인가요. 이것이 왠만큼 벌어서는 절대 저축도 불가능하고 집장만도 못합니다.
한동안 주식투자 열풍이 불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경제가 활발히 돌아가는 것 처럼 보이기도 했구요. 덩달아 부동산도 자고 일어나면 껑충껑충 토끼뜀 하듯이 올랐습니다. 참 대단한 나라에요. 모두가 동참해서 투기를 했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투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너무 많이 올랐네요. 부동산이 그렇습니다. 오를 만큼 올라서 더 이상은 그 비싼 가격에 사줄만한 사람이 없는 겁니다. 다들 물릴대로 물려서 누군가가 내 집을 사주길 바라고만 있거든요.
오르락 내리락을 해야 경제 싸이클이 돌아갈텐데 가진 자들의 생각은 무조건 올라야 한다는 겁니다. 언제까지나 올라야 한다는 거죠. 물가 상승률 만큼 매년 올라야 한다는 주장인거죠. 그게 가능한 세상이 있나요? 글쎄요. 망상이라면 가능할테죠.
외국처럼 한번 주저 앉아서 빚잔치를 치른 후에 다시 경제가 회복을 해야 선순환 구조로 돌아갈텐데 정부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떨어지는 것을 붙잡아 두려고만 합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란 말이 왜 나왔을까요. 미국은 멍청해서 부동산 폭락하게 놔두었을까요? 유럽도 멍청이들만 살고 있나보죠? 한국처럼 정부에서 받쳐주지 않고 말입니다.
말로는 시장경제를 떠들고 있지만 실제는 관치경제요, 대기업 위주의 경제입니다. 이런식으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 글쎄요.